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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일정으로 시칠리아와 몰타를 다녀왔다. 시칠리아는 메두사를 닮고 싶어 했다. 여신 아테나와 미모를 견줄 만 했던 여인 메두사는 포세이돈과 아테나 신전에서 사랑을 나눈 빌미로 아테나에 의해 괴물로 변했다는 전설이 바탕이 된다. 지중해의 요충지이자 곡창지인 시칠리아는 그리스와도 견줄 만 했으나, 결국에는 그리스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고, 시칠리아는 울분을 삼켜야만 했다. 그래서 삼각형 형상의 섬인 시칠리아는 스스로를 세 다리 가진 메두사로 형상화시켰다. 지중해의 한가운데에서 바다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주변 세력인 페니키아, 그리스, 카르타고, 로마, 이슬람, 노르만 등에 지속적인 억눌림을 받아야만 했을 예감이었을까. 메두사를 본 자는 누구나 돌로 변해버리듯, 지금은 시칠리아를 짓눌렀던 과거 모든 세력들의 흔적이 생생한 돌무더기 유산인 성채, 성당, 신전 등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시칠리아는 지금 그것으로 여행객을 끌어 들이고 살아가고 있다. 곡창지대인 만큼 섬 곳곳에 경작하고 있는 흔적이 있다. 다사다난했을 시칠리아 역사흔적을 답사해 보는 의미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 뷔페음식이 인기였을 때는 여행도 많은 지역을 단기간에 모두 둘러보는 주마간산식 여행이 유행이었다. 지금은 세미패키지, 주제별 여행 등 다양한 여행상품들이 추세이다. 그중에서도 노옵션, 노쇼핑, 적당한 자유 시간을 보장하는 내일투어는 나와 결이 맞는 듯하다. 적당한 자유시간 활용에는 여행지에 대한 사전 공부가 필수이다. 알면 알수록 자유시간은 더 많이 필요하다. 음식도 괜찮은 편이었다. 여행후기에 음식 불평이 더러 있었으나,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여행은 결을 맞아야 즐겁다. 결이 맞는 여행을 해서 좋았다. 내일투어와의 다음 여행지는 이제 아이슬란드로 정했다. 여행기간 내내 내일투어 인솔자 신현주님의 다양한 역사 설명과 고객 안전, 편의를 위한 노력에도 감사드린다. 여행 막바지에 메두사 얼굴만 한 피자 한판씩을 돌리고, 와인을 병으로 쏘시고, 객실이 썰렁하다고 호텔직원과 1시간씩이나 실랑이를 벌이며 고군분투했던 모습이 내일투어의 결이자 인솔자 가이드의 결이었던 같다. 땡큐. 그리고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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