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는 말한다.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 알고 있는 건 단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보면 이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표면 아래 감춰져 있던
러시아는 압도적인 마력으로 당신을 끌어당길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를 통해 러시아와 처음 만나는 건 현명한 선택이다.
우선 날씨부터 포근하다. 아름다운 네바강을 끼고 있는 연안 도시라, 러시아에선 드물게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평균 기온이 20도 정도로 선선한 여름은 여행하기 딱 알맞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 이름처럼 낯설고 아름답다. 바다에는 우리나라 다도해 못지않은 작은 섬들이 별처럼 흩어져있고, 도시에는 중동과 유럽의 양식이 복합된 독특한 건물들과 웅장한 박물관, 낭만적인 수로가 조화를 이룬다. '북쪽의 베네치아'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세상의 모든 명화
에르미타주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또 다른 별명은 '박물관의 도시'다. 도시 내의 이런저런 박물관이 100개가 넘기 때문.
이중 최고는 단연 '에르미타주 박물관(The State Hermitage Museum)'이다.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대영 제국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인데,
6개의 건물을 연결한 거대한 규모에 소장품도 300만 점에 달한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단순히 러시아의 박물관이 아니다. 그리스, 로마의 고대 유물부터 근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의 '마스터피스'를 셀 수 없이 보유한 인류의 박물관이다. 3개 층에 걸쳐 총 350여 개의 전시실이 있는데, 한 작품을 1분씩만 본다고 쳐도 꼬박 11년이 걸린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시작은 17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카테리나 대제가 베를린 상인으로부터 프랑스와 네덜란드 회화 3백 점을 구입하면서부터다. 예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그녀는 해마다 많은 작품을 구입해 겨울 궁전에 소장했고, 이후 왕실에서 대를 이어 컬렉션을 늘려가면서 궁전 겸 박물관도 현재의 규모를 갖게 됐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에는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작품, 고흐, 세잔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입체파 화가인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품이 많기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과 보석 미술품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티치아노 등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 스페인의 벨라스케스, 벨기에의 루벤스 등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명화도 볼 수 있다. 평생에 걸쳐 한번 보기도 힘든 거장들의 작품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니, 엄청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다면 가이드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박물관 티켓을 구입한 후 당일에 관내에서 판매하는 가이드 투어 티켓을 별도로 구입하면 된다. 이외에도 에르미타주 박물관 어플리케이션이나, 오디오가이드를 활용해보자. ⓦwww.hermitagemuseum.org ?
똘레랑스 넘치는 건축 산책
넵스키 대로

모스크바역에서 에르미타주 박물관까지 약 4Km에 달하는 넵스키 대로(Nevsky Avenue)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하는 거리다. 프랑스풍의 고풍스런 건물과 석조 동상으로 장식한 운하와 공원 등이 어우러져 제정 러시아 시대 모습을 고스란히 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넵스키 대로에는 다양한 교단에서 지은 아름다운 교회 건축물이 많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산드르 뒤마는 '종교적 똘레랑스의 거리'라고 표현했을 정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카잔성당(Kazan Cathedral)이다. 농노 출신 건축가 바로니킨 (A.Varonikhin)이 1801년부터 10년에 걸쳐 지은 성당으로, 반원형 회랑이 인상적이다. 94개의 코린트식 기둥이 늘어서 있어 웅장하며, 밤에 보면 특히 멋지다. 건물 내부에는 여러 점의 종교 예술 작품이 있는데 이중 '카잔의 마리아 상(Our lady of Kazan)'이 가장 유명하다.

카잔 성당 맞은편에는 그리보에도바 운하(Kanal Griboedova)가 내려다보이는 '피의 교회(Church of Our Savior on Spilled Blood)'가 있다. 돔과 외벽을 컬러풀한 모자이크 프레스코로 장식한 러시안 스타일 교회로 그리스도 부활 교회로 불리기도 한다. 이 교회는 알렉산드르 2세를 위해 1883년 세워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1907년 이곳에서 데카브리스트 당원들에게 살해당했다고 한다.
이삭 성당(St. Isaac's Cathedra)은 표트르 대제의 수호신인 성 이삭을 기념하기 위해 1858년 건축됐다. 연약한 습지 대였던 이곳에 2만4,000개의 나무기둥을 박으며 40년간 지었다고 한다. 웅장한 돔을 도금하는데 만 100톤의 금이 들었고, 화강암 기둥 48개, 당대 최고의 러시아 화가들이 그린 벽화로 꾸민 상트페테르부르크 최고의 성당이다. 꼭대기 두오모에서 보는 시내 전망이 멋지다.
이 밖에도 넵스키 대로에는 카페와 레스토랑, 다양한 쇼핑 시설이 넘친다. 민속박물관 등 여러 개 박물관이 모여있는 아트스퀘어(Arts Square), 170개가 넘는 상점이 입점해있는 대형 백화점인 '고스티니 드보(Gostiny Dvor)'도 들러보도록 하자. ⓦwww.saint-petersburg.com
진짜 <백조의 호수>가 탄생한 곳
마린스키 극장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마린스키 극장(The Mariinsky Opera and Ballet Theater)은 세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레리노, 발레리나로 꼽히는 바슬라브 니진스키, 안나 파블로바가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던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안나 파블로바는 여덟 살 때 마린스키 극장에서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본 후 발레리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마린스키는 현재도 러시아 발레의 정수를 보여주는 최고의 발레 극장으로 꼽힌다. 특히 <백조의 호수>의 오리지널 버전을 보고 싶다면 마린스키가 정답이다. 사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초연된 극장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극장이지만, 이곳에서 초연된 <백조의 호수>는 당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오죽하면 차이코프스키가 앞으론 발레음악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 당시 발레팬들은 무용의 동작을 압도하는 장중한 음악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고, 무엇보다 발레 안무가 음악과 어울리지 않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뒤, 저주받은 명작으로 묻힐 뻔한 <백조의 호수>를 되살려낸 것은 천재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였다. 그는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발견한 후 안무를 전면적으로 바꾸고, 대본과 곡을 일부 수정해 마린스키 극장에서 올렸다. 이 공연은 큰 성공을 거뒀고, <백조의 호수>는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발레 음악으로 재 탄생했다. 현재 공연하는 작품들도 대부분 당시의 안무를 많이 따르고 있다.
마린스키 극장에서 보는 <백조의 호수>는 100년 전 차이코프스키가 못다 이룬 염원을 고스란히 전하는 작품이라 더 감동적이다. <백조의 호수>는 매년 상연하지만 공연 시즌에 따라 변동이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돈키호테>, <오델로> 등 고전적인 오페라도 볼만하다. 연한 에메랄드 빛을 띄는 건물도 아름답지만, 크리스탈과 금으로 장식한 공연장도 화려하다. ⓦhttp://www.mariinsky.ru/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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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드의 나라 노르웨이 금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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